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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감상은 젤루님의 추천으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출판연도 좀 보려고 네이버에 쳤더니 지킬 박사와 하이드 독후감이 자동완성돼서 뿜었네.

도서관에 갈 시간이 애매하게 부족해서 리디북스에서 구입. 문예출판사의 친절한 해석본으로 읽었는데, 어디가 친절하냐면 여기서 이 똑똑한 신사들이 무슨 의도로 이 비유를 썼냐면요 하고 조목조목 주석을 달아 설명해 주는 점이. 대뿜었네.

지킬 박사의 일기 형식인 줄 완전 착각하고 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수수께끼와 그 진실(은 끝에 나옴)을 향해 달음질치는 스릴넘치는 소설이었다. 수수께끼의 제시에서 해결까지의 시퀀스마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로 지치지 않고 끌고 나가는 꽉 짜인 전개와 런던의 풍경이나 전환되는 화면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물론이고 순수한 의미로 재미있어서 한 숨도 안 쉬고 읽었다.

그리고 영화적 연출이 필요한 부분에 딱딱 사용되어 있는 점에 감동. 예컨대 이런 거. ‘어터슨과 경위는 하녀가 이상스러울 정도로 즐거워하는 것을 눈치챘다.’ 대신에,

그러자 얄미울 만큼 즐거운 기색이 하녀의 얼굴을 스쳤다.
“아, 나리에게 문제가 생겼군요. 무슨 죄를 저질렀는뎁쇼?”
어터슨과 경위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내 기억으론 무슨 영화편집자가 발자크인가 디킨스의 소설을 읽으며 영화 편집을 배웠다나. 영화와 소설이 이렇게 영향력을 주고받는 관계가 살떨리게 좋다+*
영화나 만화를 창작할 때 힘든 건(모든 시나리오 작법책에 강조되듯이) 모든 것을 행동과 대사와 장면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건데, 나로서는 그 작업을(보는 것도 하는 것도) 정말로 환영하지만 힘든 건 힘든 거다. 요즘 그런 작업에 관련해서, 프ㄹ켄ㅅ타인(뮤지컬)을 포트폴리오용으로 각색하면서 앙리가 어떤 식으로 빅터를 향한 우정을 갖게 되느냐(빅터>앙리 쪽은 결정됐음)를 엄청 고심하고 있기 때문에 더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어쨌든 재미있었기 때문에 뭐라고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 끝! 젤루님과 믹님의 감상문을 읽으러 가야지! 해싹은 이제 자유로운 덕후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