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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페이지를 펴자마자 깨달았는데…추리소설이라서…뭘 써도 네타바레라서…

여튼.

엘러리 퀸의 국명시리즈 마지막권인 ‘스페인 곶 미스터리’. 아마 원제는 Spain Cape Mystery. cape는 사건이 일어난 장소인 스페인 곶이자 사건의 중심 수수께끼(라고 퀸이 주장)인 망토를 가리킨다.

트릭은 약한 편이었지만(첫 챕터를 읽고 바로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을 정도) 전개 자체는 재미있었는데, 엘러리 퀸 시리즈에서 의외로! 조연캐릭터들의 변화와 성장을 담아냈기 때문. 살인사건으로 인해 캐릭터간의 관계가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일은 뭐 추리소설에서 단순한 전개로 자주 있는 일이지만(ex.포와로 미스터리에서는 대부분의 젊은 남녀가 살인사건 때문에 위기에 빠졌다가 해결과 함께 커플로 이루어지면서 끝난다…) 이렇게 명확하게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캐릭터들을 퀸 시리즈에서 본 건 내게는 놀라움이었다. 는 사실 다른 국명시리즈를 까먹었기 때문에 다른 책들도 그랬을지 모르지만.
모 부부라든가 모 부부가 그랬고, 특히 이 중 모 부부의 관계변화는 기분좋은 감탄을 안겨주었음. 이라는 건 모에로웠다는 소립니다. 라고 해도 네타바레를 피하느라 고유명사를 못 쓰고 있다. 는 동생이 이북이 담긴 아이패드를 갖고 나가는 바람에 못 쓰고 있기도 함.

그리고 역시나 엘러리 퀸은 나를 웃겨주었다.

“그거 아세요, 퀸 씨? 당신 안경을 벗으니까 잘생겼네요.”
로사가 중얼거렸다.
“네? 아, 물론이죠. 그러니까 안경을 쓰고 다니는 겁니다. 여성들이 저에게 반하지 않도록 말이죠.”

미친자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터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엘러리 퀸의 예쁜 이름 철자라든가 모에포인트라든가 기타 덕질은 생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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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튠즈스토어의 엘러리 퀸 시리즈 전권을 구매할 생각을 하게 해준 촐님께 바친 퀸(의 야매팬아트)으로 이번 제출은 간단하게 마무리(여자가 반하지 않을 가장 촌스러운 안경으로 그렸음)(은 30년대 기준의 촌스러움은 아니겠지만).

+ 위에 ‘조연캐릭터의 변화와 성장이 흥미로웠다’고 쓴 데 대한 보족. 특히 코난 도일, 애거서 크리스티, 엘러리 퀸 시대의 클래식한 탐정소설들에 얘기를 한정하겠다.
클래식한 탐정소설에서 보통 주인공이라고 여겨질 탐정은 사실 사건 쪽에서 보면 조연이다. 탐정은 보통 수많은 이유로 인하여 남의 사건에 말려들고, 사건을 해결한 다음, 혐의를 벗은 용의자와 진짜 살인범과 피해자와 기타 관련인물들과 선뜻 작별하고 자기의 서재로 돌아가 다음 사건을 기다린다. 탐정은 맨 처음에 부여받은 캐릭터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탐정 캐릭터의 개성에 의존하는 시리즈물일 경우 더욱, 더더욱), 스토리로 인해 변화하거나 성장하지 않는다.
그럼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주인공인가 하면 그것도 애매하다. 저 초기 탐정소설들에서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뭐랄까, 사건에 대한 수수께끼와 해결책과 개연성을 위한 아이템으로서 이름과 역할, 최소한의 개성만을 가지고 동작한다. 그들이 사건으로 인해 변하는 케이스래봤자 1) 범인의 다음 타겟이 되어 죽는다 2) 혐의를 벗은 사랑하는 이와 결합한다 는 전개가 한 90%? 사건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트라우마를 벗고 참된 삶의 의미를 깨닫고…그런 전개는 참 적다.
그거야 뭐, 옛 탐정소설의 진짜 주인공은 ‘미스터리’이고, 미스터리를 해결하느냐 마느냐가 작가의 관심사지 탐정이나 관련인물들이 외적 내적 갈등을 이겨내고 인간적으로 레벨업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늦게 찾아읽은 ‘스페인 곶 미스터리’에서 한 부부가 사건으로 인해 변하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어 놀랐다. 그들의 변화의 양상은 합쳐봤자 한두 문단 정도로밖에 서술되지 않고 변화도 크지 않으며 사건해결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지만, 그리고 역자후기에서 이 점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그 부부 캐릭터 괜찮더라’라고만 생각하고 말았을 테지만, 나는 좋았다. 그냥 그렇다.

이 기나긴 +는 정말 별거 아닌 몇 줄의 서술이 나한테 좋았던 이유를 댐과 동시에 ‘캐릭터의 정신적인 성장이라니 좋네요 궁금하다!’고 말씀해 주신 믹님과 젤루님께 그게 절대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니 기대하지 마시라고 땀을 뻘뻘 흘리기 위해 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