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인가 8년? 엄청 옛날에 번역한 글이었는데, 친구 트윗을 보고 문득 다시 보고 싶어져서 찾아보니 아는 분의 블로그에 다행히 보관되어 있었다! 보내주신 덕분에 이렇게 새로 단장한 홈에 올릴 수도 있고, 너무 감사한 일ㅜ.ㅜ
2012년 현재 본문을 포함한 옛 일기는 사이트에서 내려간 모양이라, 원문을 볼 수가 없어서 문맥상으로만 살짝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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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몽]의 작가 키시로 유키토 씨의 홈페이지(http://www.yukito.com)에 어쩌다가(경로망각;) 들어갔는데, 일기에 마침 만화가가 되는 것에 대한 조언이 있길래 번역해 봅니다. 5월 18일자 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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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アイアン明電님
저는 만화가가 되는 데는 [재능]과 [기술]과 [운]의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능]은 가지고 태어난 천부의 재주. 이것은 장본인에게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것이므로 고려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기술]은 끊임없는 노력과 수련과 경험으로 쌓은 것.
저력. 실질적 실력[正味の力: 일본에서는 물리에서 나오는 단어인 모양인데…]. 본인의 의사로 어떻게든 되는 것은 3요소 중 이것뿐이기에 저는 이것을 제일 중시하고 있습니다.
[재능]과 [기술]을 합친 것이 [실력].
[운]은 [인연]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겠네요. 사람을 만나거나 기회의 덕을 입는 것.
아무리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도 인연의 덕을 입지 않으면 세상에 나갈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별 실력이 없는 사람이 운좋게 세상에 나와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걸 부러워해도 별 도리가 없습니다.
저는 [운은 실력으로 불러내는 것]이라고 여기며 해 왔습니다.
그런 제가 어드바이스할 수 있는 것은 세 가지.
1. 펜터치, 뒷처리까지 완벽히 끝낸 원고를 1000장 그릴 것.
이건 제가 실제로 고등학생 때 도전했던 과제입니다.
1일 1페이지로 해서 3년간 1068장. 이만큼 그리면 기초화력은 그런대로 붙을 것입니다.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하는 사람은 많지만,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실제로 숫자로 표시할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2.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 분석할 것.
이것도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붙들고 있는 과제입니다. 분석할 대상은 두 종류로, 하나는 자신이 그린 작품, 또 하나는 자신의 인간성(원문: 퍼스널리티) 그 자체.
자신이 그린 작품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어렵습니다만, 이걸 할 수 없으면 스스로[獨立獨步で] 높은 레벨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서 단점은 고치도록, 장점은 보다 다듬도록 노력합니다.
한편 자신의 인간성의 관찰, 이것은 만화를 그리면서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성격을 고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인간 정신의 가장 가까운 샘플로서 자신의 정신을 관찰해 거기서부터 여러 가지 캐릭터나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광맥으로 삼는 것입니다.
3. [○년 후까지 성과를 내겠다!]고 기간을 정해 몰두할 것.
アイアン明電님은 27살이시라니 3년 후인 30살 근처로 기한을 잡는 게 좋겠군요.
나이는 먹기 쉽고 배움은 이루기 어렵다. 시간은 유한합니다.
16페이지로 그릴 수 없는 것은 30페이지를 써도 그릴 수 없다(by 토미타님). 3년이 걸려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30년이 걸려도 나오지 않겠죠. 그 때는 포기하는 편이 좋습니다.
제 경우 고교졸업 때까지 만화상을 탄다는 목적을 정해 실현했습니다만, 이야기할 내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당분간 사회수행. 요즘 말하는 프리터 같은 일을 하면서 지내던 20살 때, 친척 아주머니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보통 아이들은 23살까지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그 후 사회인이 되니까, 너도 23살까지는 좋아하는 것에 도전해도 좋다. 하지만 23살이 넘어서도 뭔가 해내지 못한다면 깨끗하게 포기하고 성실히 일하려무나>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아주머니께선 블루칼라계인 저희 가족과 친척들 중에서 유일하게 문화적인 것을 이해해 주시는 분이었기 때문에 이 편지의 말은 제게 깊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저는 23살까지 만화가가 되지 못하면 깨끗하게 포기하기로 결심하고 더욱 수행을 거듭해, 24살이 되기 넉 달 전에 [총몽]을 연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이상 3가지 어드바이스는 [스타트 시점]에서의 어드바이스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이제부터 시작하기 위한 최소한의 마음가짐 같은 것이므로, 이것을 전부 클리어했다고 해서 만화가가 된다는 보증은 없습니다.
여기서 덤으로 [골 지점]에서의 어드바이스를 하나 해두지요.
●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필살기를 가질 것.
필살기란 것은 그 작가만이 가능한 작품의 매력적 요소입니다.
예를 들면 [그림]은 만화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긴 합니다만, 웬만큼 개성적이거나 기막히게 잘 그리지 않은 이상 그것만으로 필살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프로 만화가이니까 그림은 당연히 잘 그려야 하는 겁니다. 저를 포함해 여러 만화가는 그림 이외의 특기[得意技], 필살기, 비기를 발휘하며 서바이벌을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내세운다든가, 드라마를 재미있게 설정한다든가 절묘하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든가, 강렬한 인상이 남는 대사를 쓴다든가,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이 있다든가, 독특한 세계관이나 테마를 설정한다든가, 사람에 따라 가지각색입니다.
이런 필살기를 하나라도 떠올릴 수 있다면 프로의 세계에서도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힘내십시오.


